분석심리학 - 모래놀이 방법의 개요(분석가)

지난글에 이어서 모래놀이 방법의 개요 중 분석가의 역할 및 태도에 대해서도 작성해 보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분석가의 덕목은 피분석자에게 일어난 것이 무엇인지 인식하고 보호하고 지지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래의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1. 모래놀이 방법의 개요(분석가)

• 분석가는 옆에서 지켜보는 태도로, 꾸민 모래상자를 스케치하고, 나중에 그 꾸민 상자를 사진 찍기도 합니다. 분석가는 피분석자에게 모래상자에 펼쳐진 형상들에 대해 무엇을 떠올리게 되는지, 또한 형상들에 의해서 어떤 마음의 동요가 있었는지, 심지어는 어떻게 가슴이 떨리게끔 되었는지 설명하도록 합니다. 분석가는 피분석자와 함께 모래상자에 펼쳐진 상을 매우 신중하게 살펴보고, 어쩌면 거기에서 어떤 것을 보게 되는지 확인하기는 하겠지만 아직 해석을 하기에 적당한 때가 아닙니다. 피분석자는 자신의 소우주인 심상, 즉 자신의 세계를 그 시간 안에 제대로 내면에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피분석자가 다시 새로운 상을 만들게 될 다음 시간까지 그 내면의 상은 남아서 계속 정서적으로 작용을 합니다. 모래상자에 펼쳐진 상은 분석 시간이 지난 후 분석가에 의해 깨끗이 치워지므로, 더 이상 외부세계에는 남아있지 않게됩니다.
• 모래상자에 펼쳐진 상을 꾸민 직후에 곧장 해석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면 지성적으로 상을 고정하게 되어 그 후에 작용하게 될 정서적 그리고 감정적 흐름을 단절시켜버릴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 매번 모래상자에 펼쳐진 상은 어떤 경우에도 해석에 의하여 방해받거나 단절되어서는 안 되는, 느리게 일어나는 정신적 변환과정입니다. 
• 분석가의 기술은 치료의 단계마다 피분석자에게 일어난 것이 무엇인지 인식하고 그 과정을 보호하고 지지하는 것입니다. 응급사태에 관여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 모든 과정이 진행되도록 피분석자에게 적절하게 논평을 보태주는 것입니다. 모래상자에 꾸며진 상과의 작업에서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분석가는 피분석자의 심혼적 과정이 요리되고 있는 솥 아래 피운 불이 꺼지지 않도록, 지나치게 불이 강해서 타지 않게 해야 하고, 그래서 솥의 내용이 너무 과하게 혹은 엉망으로 요리되지 않도록 보살펴야 하는 것입니다. 

 

분석가의 태도가 마치 요리 중 불이 꺼지지 않고, 세거나 너무 약하지 않게 섬세하게 보살피는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그것이 바로 자유롭고 보호받는 공간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 글에서도 이어서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