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현재 발굴 중인 태안 마도해역을 다뤘었습니다. 이곳에서 12년에 출토된 고려청자 퇴화문 두꺼비 모양 벼루는 고고학적, 예술적, 문화적 의미가 매우 큰 유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한 고려시대 청자 제작 기술의 우수성도 보여주고 있는 이 벼루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벼루의 형태
고려청자 퇴화문 두꺼비 모양 벼루는 두꺼비의 형태를 본뜬 벼루로, 전면에 정교하게 새겨진 퇴화문(퇴화문이란, 도자기에 흑백의 무늬를 입혀 장식하는 기법)과 두꺼비의 피부 질감이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어 흥미롭습니다. 벼루는 한쪽이 오목하게 되어 있어 먹을 갈 수 있는 기능을 하며, 두꺼비의 몸체를 중심으로 흑백의 점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는 고려 시대 도자기에서 자주 사용된 퇴화문 기법을 보여줍니다.
두꺼비의 형태는 고려시대 벼루나 필기 도구에 대한 상징성을 담고 있으며, 당시의 예술가들이 동물의 형태를 빌려 벼루와 같은 실용 도구에 조각적 예술성을 결합시킨 점에서 매우 독특합니다. 특히 두꺼비라는 동물은 풍요와 장수를 상징하기도 하며, 이러한 상징성은 벼루의 사용 목적과 맞닿아 있음을 보여줍니다.
2. 제작 시기
고려청자 퇴화문 두꺼비 모양 벼루는 고려 중기(12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고려시대 중기는 청자 제작이 절정에 달한 시기로, 퇴화문과 상감기법 등 다양한 장식 기법이 발달하던 시기로 이 벼루에는 청자의 독창적인 조형미와 기술적 완성도가 보여집니다.
12세기 고려 청자는 특히 해상 교류를 통해 중국 송나라 및 주변 국가들과 무역을 하던 시기였으며, 그로 인해 다양한 기술적, 예술적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 시기의 청자는 한국 청자의 특성을 확립하면서도 국제적인 무역의 영향을 받은 예술품들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3. 특성
- 퇴화문 기법: 이 벼루는 고려청자의 대표적인 기법 중 하나인 퇴화문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퇴화문 기법은 청자 표면에 흑백의 점이나 선을 넣어 무늬를 만들어내는 기법으로, 주로 동물이나 자연을 소재로 하여 세밀하고 복잡한 문양을 완성합니다. 두꺼비 벼루의 경우, 두꺼비의 피부에 난 혹이나 울퉁불퉁한 질감을 표현하는 데 퇴화문이 사용되었으며, 이러한 기법은 벼루의 사실적이면서도 예술적인 면을 강조해줍니다.
- 두꺼비 형태: 두꺼비는 한국 민속에서 복과 장수, 지혜를 상징하는 동물로, 이 벼루의 사용자가 이러한 상징성을 통해 자신에게 행운과 지혜를 가져다주기를 바랐을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벼루라는 도구 자체가 학문과 관련이 깊기 때문에, 두꺼비의 지혜와 장수의 상징성이 적절히 결합된 것으로 보입니다.
- 예술적 가치: 두꺼비의 형상을 입체적으로 재현한 이 벼루는 고려 도예가들의 높은 예술적 감각을 보여줍니다. 단순한 실용 도구로서의 기능을 넘어, 당시 상류층이나 지식인들이 벼루를 일종의 장식품으로도 사용했음을 알려줍니다.
4. 의미
고려청자 퇴화문 두꺼비 모양 벼루는 당시 고려 시대의 문화적 상징성과 생활 방식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물입니다. 벼루는 단순한 필기 도구 이상의 의미를 가졌으며, 그것은 지식인들의 학문적 도구이자, 동시에 상류층 사회에서 사용되던 예술적 소품이기도 했습니다.
- 상류층과 학문: 고려 시대 상류층은 학문을 중시했으며, 벼루는 그 학문적 활동의 상징적인 도구였습니다. 특히 벼루는 고급스러운 청자로 제작되었으며, 이는 당대 상류층의 취향과 생활문화를 반영합니다. 이 벼루는 그 중에서도 독특한 형태와 뛰어난 장식 기법으로 제작되었기에, 귀족이나 왕실에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 문화 교류의 산물: 벼루에 사용된 퇴화문 기법은 고려 도자기 장식의 독창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중국 송나라와의 문화 교류를 시사하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당시 고려는 송나라와 활발한 교류를 통해 도자기 제작 기법을 발전시켰고, 이 벼루는 그 결과물 중 하나로 평가됩니다.
- 예술과 실용의 결합: 이 벼루는 단순히 학문적 도구로서의 벼루가 아닌, 예술적 조각품으로서의 가치를 지닌 작품입니다. 당시 고려 도자기의 수준 높은 제작 기술과 예술성을 엿볼 수 있으며, 실용성과 미적 요소를 결합한 고려 시대의 공예품 중 하나입니다.
5. 소장처
고려청자 퇴화문 두꺼비 모양 벼루는 현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소장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소는 서해 태안 마도해역에서 수중 발굴된 유물들을 연구하고 보존하는 기관으로, 수중 고고학을 통해 발견된 유물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 벼루는 여러 차례 전시를 통해 대중에게 공개된 바 있으며, 학술적 연구 자료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수중 고고학의 발전과 더불어, 해상 교역과 관련된 다양한 유물들을 수집하고 연구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 벼루 또한 그러한 맥락에서 중요한 연구 자료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고려청자 퇴화문 두꺼비 모양 벼루는 그 예술성과 역사적 가치로 인해 고려시대의 문화와 예술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유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귀여운 이 두꺼비 벼루가 지니고 있는 특성과 의미에 대해서도 살펴보았습니다. 꼭 한번 실제로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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